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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중심치료(EFT)의 역기능에 관한 관점

by sallyheim 2024. 2. 1.

정서중심치료(EFT)에서는 역기능이 여러 가지 가능한 경로로 일어난다고 봅니다. EFT는 역기능에 관한 이전의 이론들을 받아들이는 한편, 여기에 강한 구성주의적 해석을 추가합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색감의 여인 얼굴

 

 

역기능에 관한 EFT 관점

 

역기능에는 내적 상태에 대한 회피나 인식의 부족, 정서조절의 실패, 트라우마를 통해 또는 성장 과정에서 결핍되었던 것에 의해 형성된 부적응적인 반응, 자존감이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어(수치심), 내적 갈등, 의미의 형성을 방해하는 장애물 등이 있습니다. EFT의 구성주의적 해석에는 로저스(Roger)의 불일치 이론(incongruence theory) 막힌 처리 과정(blocked process)에 관한 젠들린(Gendlind)의 관점(1977), 버림받았던 경험에 관한 게슈탈트(Gestalt)의 개념(Perls, 1969), 의미 상실에 관한 실존적인 이론들(Frankl, 1959), 트라우마를 통한 학습에 관한 학습 이론의 관점(Bandura, 1977), 발달과정에서의 결핍에 관한 정신역동적 관점(Kohut, 1977)등이 포함됩니다. 

 

EFT 접근에서는 역기능에 대한 현상학을 기반으로 한 관점을 선호합니다. 즉, 상담치료사는 내담자의 현 경험을 통해 문제 이면의 결정 요인들과 유지시키는 요인들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정서는 근본적으로 본성에 있어서 적응적이며, 사람이 자위 혹은 자활과 같은 유기체적인 욕구에 적합한 행동을 하게끔 상황에 대한 복합적인 정보를 신속하고 자동적으로 처리하도록 도와줍니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는 인식의 기본적인 데이터로 여겨지는 정서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합니다. 정서 도식은 내재된 채 끊임없이 진화하는 상위 경험 구조를 제공해 주지만 내담자는 이를 활성화시키거나 고찰해 보기 전에는 자각할 수 없습니다. 이도식은 사람마다 특유할 뿐만 아니라 시간에 걸쳐 한 사람 내에서도 크게 변화합니다. 정서 도식은 자기 조직화의 기반이 되지만 그렇다고 정적인 실재는 아니며, 오히려 계속해서 사람의 순간순간의 경험에 녹여져 합쳐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요소들을 특정한 정서와 그 느껴지는 성질(felt quality, 예: 격렬한 슬픔, 온몸이 마비되는 듯한 두려움 등)을 중심으로 조직화시키는 것은 이미 경험한 또는 느낀 정서입니다. 즉, 정서는 우리를 인도해 주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 주는 반면(그렇기 때문에 정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역기능의 큰 원인 또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 다른 종류의 정서적인 어려움이 역기능의 많은 형태에 기여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으니 이제 정서처리 문제의 주요 형태 네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정서적 알아차림의 결여

어떤 내담자가 자기 몸에서 긴장감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내지 못한다면 내담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두려움이라고 식별할 수 없습니다. 감정 표현 불능은 자신의 정서를 짚어내지 못하는 증상이 극도로 나타난 형태입니다. 정서 및 내적 경험을 회피하는 것(또는 감정의 이름을 명명하지 못하는 것)은 불안과 우울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 안에 고여 있는 슬픔이나 강한 분노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다양한 우울증의 근본적 원인이 되며, 일반적인 불안에서 나타나는 걱정은 수치심이나 두려움과 같은 일차적인 정서에 대한 방어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흔한 어려움은 분노가 슬픔 또는 두려움을 감추는 것처럼 사람들의 가장 적응적인 정서적 반응들이 다른 정서적 반응에 가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FT의 중심적인 전제는 역기능이 일차적인 경험에 대한 부인 또는 회피로 인해 특정 경험들을 기존의 자기 조직화에 통합할 수 없을 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지 않거나 회피하는 정서들은 적응적 분노 또는 건강한 슬픔을 포함하며, 이 정서들 대신 부적응적인 두려움 또는 수치심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유대감 또는 경계 보호를 원하는 건강한 욕구들이 건강하지 못한 수치 또는 외상적(traumatic) 두려움으로 부정되기(disowned) 쉽습니다. 따라서 역기능 건강한 성장 지향적 자질 및 욕구의 부정, 받아들이기 힘든 경험들의 억제 그리고 아픈 정서의 회피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회피하지 않고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의미 구조에 경험을 동화시키고 자기 응집과 통합을 증진시킵니다. 

 

2. 부적응적인 정서 도식

부적응적인 정서 도식은 가능성 있는 생물학적인 원인들 외에도,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분노 또는 수치심, 위협에 대한 두려움, 또는 상실에 대한 슬픔과 같은 내재적인 정서적 반사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대인관계의 상황들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학대받은 아이는 사람들과의 유대를 두려움과 관련짓게 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에서 움츠러들 수 있는 것입니다. 특정한 초기 정서적 경험에서 보호자가 반복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반응 또는 문제가 있는 반응을 하게 되면, 건강하거나 회복탄력이 좋은 정서 도식 대신에 핵심 부적응 도식들이 형성됩니다. 어려운 정서와 더불어 미숙한 보호자에게 적응하며 살아내기 위해 형성 중인 자기(developing self)가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것입니다. 

 

분노를 표출하면 안 된다는 가정 내에서의 규칙은 무능력함의 핵심 부적응적인 정서 도식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눈물 또는 애정을 구할 때 모욕적인 반응이 되돌아오는 경우 핵심적인 부적응적 수치심이 생길 수 있으며 수치심으로 인해 움츠러들거나 고립되었던 느낌들에 대한 부적응적인 정서 도식을 형성하게 합니다. 따라서 정서적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화하여 어려운 감정들을 처리하도록 기능하는 부적응적인 핵심 정서 도식들이 만들어집니다. 

 

약하거나 결함 있는 자기 조직화가 자극받을 때 또는 그러한 자기 조직화(예: 수치심, 두려움, 또는 슬픔과 같은 어려운 정서적 경험들에 대한 역기능적인 대처 유형들)가 지배적이게 될 때 역기능이 일어납니다. 두려움, 버림 당함 그리고 슬픔은 '약한 나' 조직화 중심에 존재하며 수치심은 '나쁜 나'조직화 중심에 있습니다. 자신의 결함과 왜소함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한 격렬한 수치심은 실패를 자각할 때마다 되살아나고, 타인과의 관계에 금이 생기면 버림 당하는 것 혹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 그리고 기본적인 불안정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이어집니다. 회피, 단절, 또는 파괴적인 이차적 분노라는 수단을 통해 이러한 감정에 대해 역기능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불안정하고 사랑받지 못하며 모욕받는, 또는 갇혀 있고 무능력한 느낌의 정서적 조합에 휘둘려 대안적인 반응을 동원하지 못할 때 우울증 또는 불안감과 같은 증상이 자리 잡습니다. 

 

3. 정서 조절 불능 

EFT 이론에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역기능의 일반적인 형태 중의 하나입니다. 정서조절의 문제는 정서가 너무 과한 것(과소조율, underregulated) 또는 정서가 너무 약한 것(과잉조율, overregulated)이 있습니다.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정서에 의해서 사람들은 압도당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서로부터 무뎌지고 거리를 두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담자들은 정서도식에서의 과소조율과 관련된 예민하고 만성적인 증상들을 빈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우울 및 불안과 같은 많은 임상적 증상과 약물 남용 및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같은 다른 장애들은 주로 내담자가 이면에 깔린 정서적 상태를 과잉조율하려는 역기능적인 노력입니다. 

건강한 정서적 조율의 발달은 정서적 발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정서적 상태에 의해서 인도는 받지만 강요받지 않도록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정서지능의 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정동조절은 주요 발달적 치료 기법입니다. 

 

 

4. 내러티브 구성과 실존적 의미 만들기의 문제 

일반적으로 역기능의 근원은 사람들이 자기, 타자 그리고 세상에 대한 내러티브 기술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고 이해하는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인생 이야기들을 통합하고 이해하여 그로부터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역량은 적응적인 정체성 발달 및 분화되고 일관성 있는 자아성립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내러티브는 고통을 지속시킵니다. 내러티브의 불일치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자기 감을 구성하지 못할 때 자기 조직화의 혼돈스러운 본성을 가리킵니다. 

내담자들은 의미와 실존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상담치료를 받으러 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기능은 비존재(nonbeing)의 가능성에 대해 방어적으로 인식을 거부하는 것에서 생겨나는 불안과 연관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역기능은 진정성의 결여, 경험으로부터의 소외감, 의미의 결여, 즉 존재 전부의 불안(존재론적인 불안)과 연관 있는 경험입니다. 자기만의 인생의 의미를 만드는 것은 건강한 삶의 핵심 요소입니다. 의미는 죽음, 상실, 자유 그리고 고립과 같은 실존적인 문제들을 대처할 수 있는 방도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