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중심치료(EFT)는 경험적으로 입증된 통합적·체험적 치료입니다. 게슈탈트치료, 체험치료의 요소에 최근의 정서, 인지, 애착, 대인관계, 정신역동, 이야기 이론들을 변증법적 구성주의와 메타이론의 관점에서 융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적입니다. 그렇다면 정서중심치료(EFT)의 개념적 틀을 형성하고 있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서중심치료의 개념
EFT 개인치료는 처음에는 과정 체험적 심리치료라 불리었는데, 그 이유는 신인본주의적·체험적인 접근에 기초해 치료적 원리를 구현하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서가 인간 활동과 심리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면서 명칭이 과정 체험적 치료에서 정서중심적 치료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EFT커플치료에서는 정서적으로 초점을 맞춘 치료(emotionally focused therapy)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습니다. 그것은 정서가 커플의 상호 작용을 변화시키고 정서적 유대를 재구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EFT는 개인치료와 부부치료를 통괄하는 용어로 채택되었는데, Greenberg(2015)는 정서를 치료적 개입의 주된 초점으로 보는 모든 치료를 통합적으로 언급하기 위해 이 용어의 사용을 제안하였습니다.
정서중심치료에서의 정서에 대한 이해
EFT의 이면에 흐르는 근본 원리는 유기체는 지속, 성장, 통달을 지향하는 타고난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성장 경향성은 적응적 정서 체계에 내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정서는 삶의 가장 중요한 측면들을 관장하며 우리의 가장 깊은 관심과 가장 중요한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한 신호입니다. 정서는 우리가 서로 연결되고, 활기를 느끼고, 사랑하고, 관심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거나 후회하는 어떤 것을 하게도 합니다. 정서는 모호하고 그 형태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기에 상징화하고 표현할 때만 그 의미가 명료해집니다. 이와 함께 정서는 우리가 가장 진정한 자신이 되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정서를 가장 근거리에서 접촉하고 정서의 의미를 구성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자신이 체험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정서는 행동을 동기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성이나 논리가 지시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것을 합니다. 따라서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정서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정서는 사고에도 영향을 줍니다. 사람들은 화가 날 때 화를 나게 하는 생각을 하고, 슬플 때 슬픈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도록 돕기 위해서는 느끼는 것을 변화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무가치하지 않고 가치 있는 존재로 재평가하는 것과 같은 인지적 변화는 단지 증거나 논리에 기초한 인지적인 변화라기보다 정동(affect)에 근거한 태도의 변화입니다.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정서적 태도의 변화이자 정보처리 과정의 변화입니다. 자신과 세상, 타인에 대한 관점의 변화는 근본적으로 정서의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 정서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점을 좌우할 뿐 아니라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서의 표현은 상호작용을 좌우하고 변화시킵니다. 따라서 대인관계 갈등은 표현하는 것을 변화시킴으로써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정서중심치료의 원리
따라서 심리치료에서는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매 순간 체험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격려하고, 느껴지는 감각과 정서에 초점을 지속함으로써 더욱 적응적으로 기능하도록 지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서 작업의 역설(paradox)은 변화는 변화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수용함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정서적 고통은 충분히 느껴지고, 귀 기울어지며, 허용되고 수용되어야 합니다. 본 접근의 중심에는 현존, 공감, 수용, 일치성의 원리에 근거한 나-너(I-Thou)의 치료적 관계가 존재합니다. 이 관계는 충분히 수용하는 관계로, 내담자가 자신의 적응적 욕구에 초점을 맞추고 통합성과 유연성을 향해 성장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적응적 행동을 안내하는 생물학적으로 기반된 정서를 지님과 동시에 정서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지속하면서 살아갑니다. 내담자들은 내적 경험과 신체적인 느낌을 명료화하고 상징화하도록 계속 격려받음으로써 서사적 이야기(narrative)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치료란 내적 경험과 느낌에 대한 접촉과 자각에 기초해 의식적 선택과 이성적 행동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담자가 "나는 슬프다." 또는 "나는 가족들 사이에서 쓸모없는 부차적 존재라고 느낀다."와 같은 말로 자신의 경험을 상징화할 수 있는 때, 내담자는 자신의 삶을 안내하는 의미를 창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리적 건강은 상황들에 창조적으로 적응하고 새로운 반응과 체험, 이야기를 양산해 낼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됩니다. 심리치료의 목적은 부적응적 정서 반응들을 탈바꿈시키고 적응적 정서 반응들에 접촉함으로써 자신이 되어 가는 과정(process of becoming)입니다. 역기능은 다양한 정서적 기제, 예를 들면 정서적 자각의 결여와 회피, 정서적 경험의 부인, 학습된 부적응적 정서 도식 기억,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역기능적인 서사적 이야기와 의미 만들기, 자신의 두 가지 정서적 부분 간의 갈등, 자신과 타인 간의 미해결 감정을 통해 유발됩니다.
EFT의 목적은 내담자가 정서에 대한 문해력과 정서 지능을 발단시키도록 돕는 것입니다. 정서적 유능성은, 첫째, 정서적 경험에 접촉하는 능력, 둘째, 부적응적 정서를 조절하고 탈바꿈하는 능력, 셋째, 자신의 정체감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의 형성을 포함합니다. 궁극적으로 정서적 유능성은 삶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자신의 내면은 물론 대인관계상의 조화를 증진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