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심리와 심리역동은 내담자의 핵심감정과 방어기제가 출생 직후부터 사춘기까지 형성되기 때문에 매우 깊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6-7세 이전에 부모와의 관계가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담자의 심층심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발달심리학적 지식을 적용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인생주기의 발달심리에 관한 지식들을 통합적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인격발달의 대부분이 형성되는 Freud의 생후 초기의 발달 단계(구강기, 항문기, 남근기)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강기
구강기는 아기가 태어나서 한 살 반(18개월)까지입니다. 이 단계의 주요 과제는 신뢰감을 형성할 것인가 불신을 배울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은 의존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엄마 또는 세상에 대한 신뢰감입니다. 이것은 기본적 신뢰로 이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는 대상이나 세상을 불신하게 됩니다. 생후 초기의 영아는 엄마를 절대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시기의 의존욕구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실 모든 인간은 무언가를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의존욕구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며 최초의 욕구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부모라고 해도 자녀의 의존욕구를 100% 채워 줄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좌절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좌절과 고난은 인격의 성숙에 도움이 됩니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좌절과 만족을 반복해 나가면서 자아는 형성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심한 좌절은 성숙하지 못하고 현실성 없는 환상의 대체물을 만들게 됩니다.
항문기
항문기에 다루어야 할 과제는 자율성이며 실패할 경우 수치(shame)와 회의(doubt)가 생깁니다.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서 운동신경이 굉장히 발달하게 되는데 생후 8개월 정도 되면 자기주장도 하고 고집도 있고 돌보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때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고 통제하게 되는데 이때 대소변 훈련은 통제의 극대화가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의 통제를 따라가지 못하고 엄마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의 차이가 생기면서 자신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제한당하고 좌절된다고 느낄 때 자신을 수치스러운 존재로 갈등하게 됩니다. 좀 더 심한 경우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수치심을 갖게 됩니다. 엄마의 요구에 대한 갈등과 좌절이 너무 크게 되면 자책감, 지책감, 부정적 자아상을 많이 가져 우울증에 쉽게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성격이 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이 없고 회의감이 들며 성장 후에도 어떤 일을 하면서 자신이 올바로 하는 것인지 자신감이 없고 불안해하게 됩니다. 항문기의 과제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경우 대표적으로 우울 성향과 강박 성향이 됩니다. 우울 성향은 분노가 외부로 표출되지 못하고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며 강박 성향 역시 분노가 감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남근기
남근기는 오이디푸스기라고도 하며 3-6세의 유아기에 속합니다. 이 시기의 주요 발달과제는 자신의 수행능력에서 주도성을 갖느냐 아니면 주도적 행동에 죄책감을 갖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며 스스로 뭔가를 정해 시도하고 자신의 능력을 탐색하며 경쟁을 하려고 합니다. 부모의 요구에 반응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합니다. 아이의 의욕에 찬 시도와 행동들이 이해를 받고 흥미 있게 놀아주는 부모님들의 도움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앞으로의 인생에 야망을 이루어 가는 주도성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권위적이고 경직된 부모님들에 의해 자주 심하게 비난받고 제재당할 경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며 주도적 삶의 의욕을 포기하게 됩니다.
남근기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신체, 특히 성기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의 성기나 유방 등에도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이때 자신이 성기를 보여주거나 자연스럽게 즐기며 다른 사람의 성기를 보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기를 자극하면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성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신체에 대한 발견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행동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면 안 되며 부모의 이해와 개방적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