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분석적 이론에 기초해서 인간의 심리적 증상을 현실적으로 다루는 분야를 역동심리치료라고 합니다. 이것은 모든 다른 심리치료의 근본이 되는 심리치료 기법입니다. 역동심리치료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심층 심리현상-병들어 있는 정신기능뿐 아니라 정상적인 심리현상을 포함하는-을 이해하는데 이론적인 기초를 제공하며 그 기초적인 이론을 중심으로 현재의 다양한 심리치료 이론들이 분화되고 발전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어떤 이론에 속한 심리치료 및 상담을 수행하든지 기본적으로 정신분석 혹은 역동심리치료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역동심리치료는 내담자의 문제의 근본적인 심리역동을 이해하고 문제가 되는 심리기능의 근본적인 부분을 변형시켜 가는 치료기법입니다.
따라서 치료자는 훈련이나 심리치료 과정 모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내담자 문제의 근본적인 역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현재 드러난 문제를 통해서 그 문제를 야기시킨 내담자 심층심리에 핵심적으로 자리 잡은 역동, 즉 내담자의 반복적인 정서와 행동 혹은 대인관계 방식을 읽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담자의 핵심적 역동을 알기 위해 상담자는 무의식과 정신결정론이라는 정신분석이론의 가설에 근거하여 내담자의 내면에 지배적으로 흐르는 정서들을 파악하고 그로 인해 지나온 삶에서 반복되었던 중요한 타인들과의 관계 안에서 있었던 문제 양식들(patterns)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 양식을 찾기 위해서는 그동안 내담자가 겪어 온 많은 일들에 대해 잘 듣고, 때로는 생각지 못한 부분을 기억나게 하거나 무관해 보이는 사건들을 연결시키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2. 역동심리치료의 독특한 중요성은 내담자의 문제들을 외부 혹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통해서만 찾는 것이 아닙니다.
역동심리치료는 지금-여기(here and now)의 상담 현장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를 통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하고, 동시에 두 사람이 함께 그것을 새로운 상호작용의 틀 안에서 다루어 갈 수 있습니다. 즉, 역동심리치료에서 심리치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 안에 반복되는 내담자의 문제를 직접 보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지금-여기의 방식으로 내담자의 핵심역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상담자가 그 문제 되는 관계의 대상으로서 과거의 양육자와 다른 어떤 태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므로 내담자가 객관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고 새로운 반응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갖도록 돕습니다. 이런 과정을 잘 수행해 내가 위해서 상담자는 인격의 구조 및 발달이론의 정신분석적 기본 개념들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또 내담자의 문제가 반복되는 대상으로서의 혹은 치료적인 관계에 필요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낼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3. 역동심리치료는 과거 전통적인 정신분석이론 중심의 심리치료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방식입니다.
상다자와 내담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대 역동심리치료 이론의 실용과정에서는 전통 정신분석이론에서처럼 상담자가 중립적인 태도로 내담자의 역동을 되비추어 주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상담자-내담자 사이의 관계에 직접 참여하면서 그 관계 양상을 이해하고 읽어낼 수 있는 참여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상담자는 이론적인 개념의 객관적인 적용만을 시도하는 중립적인 입장의 치료자 역할을 넘어, 그것을 통해 내담자가 변화되고 성숙해지는 따듯하고 공감적인 환경 혹은 매개체로서 스스로를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법을 이론적으로 잘 안다 해도 실제로 자전거를 타면서 몸으로 익혀야만 그것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듯이 심리치료 이론의 각 개념들은 실제 심리치료 과정을 통해 다시 경험되고 확인될 때에야 그 의미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정신역동에 대한 현대적인 접근들은 인격의 발달을 개인의 원본능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체계로서 보다는 오히려 인간 상호작용의 경험에서 시작된다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신분석적인 이해의 초점인 자기(self)의 형성을 고립된 개인의 심리 내적인 갈등에 의해서라기보다 내재화된 인간 상호작용의 사건들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인관관계의 문제해결, 즉 인격적인 성숙의 과정에 대해 다룰 때에는 심리학적인 측면을 넘어 통합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심리치료가 추구해 온 심리기능적인 측면에서의 정신건강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삶의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